오리온, 러시아 파이시장 점령하다
작성일2007-02-08
오리온, 러시아 파이시장 점령
시장 점유율 40%, 한 해 러시아에서 초코파이만 1억 5천개 이상 판매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수출 불모지의 땅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러시아.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러시아에서 사랑 받고 있는 한국산 제품은 많지 않다. 이 중 피부색과 입맛이 다른 러시아인들에게 우리의 먹을거리를 통해 코리아를 알리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바로 ‘오리온 초코파이’다.
오리온은 2006년 러시아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2005년과 비교해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50% 가까운 성장하며 6천5백만 불(06년 추정치)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미 80년대 후반 일찌감치 국내 식품회사들이 국내시장에 안주해있을 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베트남에서의 성공과 함께 현재 러시아인들에게 사랑 받는 간식거리로 자리잡았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성장은 세계적인 식품대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중국이 아시아권 시장이라면 러시아, 특히 모스크바는 유럽의 관문으로서 유럽권과 미주, 아시아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시장이란 점에서 진정한 세계적 강자를 가리는 시험무대라고 할 수 있다. 또 100년이 넘는 러시아 전통 기업(프뤼주다 등)들뿐만 아니라 네슬레, 다농과 같은 세계적인 식품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선전이 돋보인다.
오리온의 해외마케팅 류진희팀장은 “우리 힘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우리 제품이 세계 입맛의 기준이 된 것이다”고 했다.
차별화된 접근, 파이맨들의 성공 신념을 통한 파이시장 석권
90년대 초반 오리온은 내수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으로 시야를 넓혔다. 당시 전략은 ‘주력시장과 주력제품에의 집중화’ 였는데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을 전략시장으로 전략제품으로는 ‘오리온 초코파이’로 선정, 진출한 것이다.
90년대 초 ‘오리온 초코파이’는 부산 항을 드나드는 보따리 상들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었다. 사전 시장 테스트는 마친 상태였으며 면밀한 조사와 본격적인 시장 조사 끝에 1993년 9월 첫번째 직접적인 수출이 시작됐다.
러시아 시장은 ‘오리온 초코파이’에게 천혜의 시장이다. 대형할인점 한 구역을 초콜릿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의 초콜릿을 즐겨먹는 문화, 차(tea)와 케이크를 즐겨먹는 식습관, 머쉬멜로우를 구워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에게 이 모두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바로 오리온 초코파이 이다.
현재 오리온 초코파이의 시장점유율은 40%(파이시장)에 달하고 있다. 또 초코파이에 이어 ‘초코보이’ 제품이 큰 인기를 얻으며 제2의 초코파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리온이 러시아에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년에 걸친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성공가능성을 찾고, 러시아 문화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이국적인 면모로 다가갔기 때문이다.
서양 문화권을 바탕으로 한 러시아 진출 다국적 제과 업체들은 실용적인 서구 문화권의 영향으로 베이직하고 무미건조한데 반해 오리온은 제품의 맛이나 디자인, 컨셉에 있어서 다양함을 추구했다. 또 재미를 차별화 요소로 하여 초코파이 상자 안에 꼬빌(꼬마모빌)을 넣어 색다른 접근을 했는데 초콜릿과 머쉬멜로우를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에게 초코파이의 독특한 맛과 함께 차별적인 접근으로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모스크바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모방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영업 진열 매뉴얼에 조차 ‘오리온 초코파이’ 옆에 진열하라고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 초코파이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오리온 제품에 대한 신뢰는 ‘오리온 초코파이’ 뿐 아니라 다른 오리온의 제품들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스크바 시내에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한국 과자는 ‘오리온 초코파이’ 뿐 이다.
물론 지금의 성공 뒤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90년대 초반 진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 예기치 못한 러시아의 모라토리움(지불유예)이 발생했다. 모든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버리고 철수했지만, 오리온 만은 시장을 꿋꿋이 지켰다. 오리온의 영업맨들은 모든 수입제품들이 유통되지 않았지만 초코파이를 일일이 박스로 들고 다니며 시장에서 유지해나갔다. 또 러시아인들이 초코파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가격도 올리지 않은 채 유통시키며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연산 7천만 불의 본격적인 현지생산 체재 가동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지난 해 8월 러시아 뜨베리지역에 종합제과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인 현지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인기만큼이나 초코파이의 현지생산은 절실했던 것. 오리온은 생산시설 완공을 통해 현지에서 초코파이를 비롯한 오리온의 제품들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오리온은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을 위해 2004년 소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러시아 현지 생산에 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오리온의 뜨베리 공장은 연간 7천만 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파이류, 스낵류, 비스킷류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으로 뜨베리 공장은 러시아를 비롯한 동부유럽뿐 아니라 서부유럽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오리온의 관계자는 “뜨베리 공장 완공을 통해 러시아 시장과 뿐 만 아니라 향 후 서유럽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라고 했다.
오리온의 관계자는 “지난 해 러시아에서 본격적인 생산시설을 갖춤으로써 보다 신선한 제품을 시장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2007년에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해 8월 스낵사업을 러시아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오감자’(현지명 오까르또) 제품을 런칭하며 스낵 제품 판매에 돌입했으며 2007년 스낵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